2018/8/13

 

마약의 역사와 함께 읽음. 예전부터 보고 싶었으나 차일피일 미루다 잠시 잊고 있었던 에롤 모리스의 ‘어느 세균학자의 죽음’을 언급해줘서 빠른 시일 내에 꼭 봐야겠다고 다짐했다. 그 외에도 추천 영화 중 아직 보지 못한 ‘해롤드와 쿠마’, ‘드럭스토어 카우보이’, ‘카르텔 랜드’를 찜해뒀는데 지금 생각으로는 다큐멘터리인 ‘카르텔 랜드’가 제일 궁금하다.

 

 


(밥에게 다른 마약중독자들을 위해서 상담사를 해볼 생각이 없냐고 묻자 이를 거절하며) 일단은 어느 누구도 중독자를 말로 도울 수는 없어요. 몇 년 공들여도 언젠간 다시 빠져버리죠. 마약이 아니더라도 알코올, 본드, 휘발유, 그것도 아니면 머리를 총으로 쏜다든가···· 아무튼 무언가를 해요. 하루하루 사는 데 압박감을 덜기 위해서요. 신발 끈 묶는 것조차 힘들어지거든요.

 

우리의 빌어먹을 인생은 앞길을 알 수가 없어요. 그래서 네이딘은 쉬운 길을 선택했나 봐요. 다이앤도 그 길을 가고요. 대부분 사람은 한 순간 한 순간 삶이 어떤 느낌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마약중독자는 알아요. 병의 라벨만 보면 되니까요. 내용을 읽을 줄만 알면 자신이 어떤 기분이 될지 알 수 있죠.(264p)

 

 

여기엔 그저 처절한 삶이 있을 뿐입니다. 미렐레스는 모든 것이 망가진 후에 자경단을 시작한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만, 그가 어떤 선택을 했어도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겁니다. 그가 어떤 노력을 하고 어떤 선택을 했어도 좌절했을 거예요. 이게 진정한 절망이죠.(282p)

 

 

 

ㅡ 오후, <우리는 마약을 모른다> 中, 동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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