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그 외

ㅡ 문유석, <판사유감> 中, 21세기북스

mediokrity 2016. 8. 10. 11:34

2016/8/9

 

하지만 이미 말했듯 자본주의의 냉혹한 시장에서 아무나 승자가 될 리 없고, 진짜 고급 정보라면 먼저 순순히 이야기해 줬을 리가요. 제가 본 세상의 이치에 따르면 누군가 나에게 권하는 것은 그 사람에게 이익이 되는 일이고, 나에게 이익이 되는 일은 남들이 한사코 감추고 있는 일입니다.(97p)

 

그런데 우리 사회는 자기주장을 수정하는 사람에 대해 ‘소신이 없다’, ‘말 바꾸기를 한다’며 비난하는 일이 많지요? 틀린 이야기를 끝까지 고집하면서도 ‘이게 내 소신이다!’라는 스탠스로 일관하는 사람에게는 일단 한 수 접고 인정해주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소신’이라는 말은 면죄부가 아닙니다. 히틀러도, 무솔리니도, 스탈린도 평생 소신을 지킨 사람들입니다. 그들의 ‘소신’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습니까. 저는 소신 강한 사람이 오히려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인식이 얼마나 불완전한지, 얼마나 오류에 빠지기 쉬운지를 생각한다면 언제나 자신의 결론이 잠정적인 것에 불과함을 인정하고, 주저 없이 결론을 수정할 수 있는 유연함이 필요합니다.(202p)

 

 

 

ㅡ 문유석, <판사유감> 中, 21세기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