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그 외

ㅡ 데이비드 호크니, <명화의 비밀> 中, 한길아트

mediokrity 2018. 7. 18. 11:02

2018/7/18

 

베르메르가 광학기구를 사용했을 거라는 정도만 어렴풋이 알고 있다가 이 책을 보고 엄청 충격 받음.

 

 

여기서 다시 한 번 광학이 명성을 가져다주지는 않았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광학은 단지 이미지, 외양, 측정 수단을 제공했을 따름이다. 따라서 작품의 구상은 여전히 화가의 몫이었으며, 그 기술적 문제를 극복하고 렌즈 이미지를 그림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여전히 뛰어난 기량이 필요했다. 그러나 광학이 회화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고 화가들이 그것을 사용했다는 것을 알고 나면, 즉각 작품들이 달라 보이기 시작한다. 우선 다른 때 같으면 연관짓지 못했던 화가들 간의 놀라운 유사성이 보인다. 전통적으로 함께 분류되는 화가들 간의 큰 차이도 알게 된다. 또한 작품들에서 광학을 도입하지 않으면 설명하기 어려운 왜곡과 불연속도 확인 할 수 있다.(131P)

 

 

무엇보다도 나는 자연의 비밀이란·····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말한다 해도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소크라테스와 아리스토텔레스가 그랬듯이 그는 자신이 쓴 비밀의 책을 통해 하늘의 봉인을 뜯어내고 예술과 자연의 비밀을 널리 알렸다. 비밀을 드러낸 자에게는 장차 많은 악이 닥치리라. ·····모든 것이 그러하듯 비밀의 경우에도 보통 사람들은 실수를 저지르게 마련이며, 그런 면에서 학식 있는 사람들과는 전혀 다르다. ·····비밀을 현인들만이 알도록 감추는 이유는, 저속한 자들은 지혜의 비밀을 경멸하고 무시하며, 훌륭한 것들을 이용하는 법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 자들이 고귀한 것을 생각한다면 그것은 오로지 우연일 따름이다. 그들은 자신의 지식을 남용함으로써 다른 많은 사람들, 심지어 사회 전체에 큰 피해를 준다.

그러므로 비밀을 대중에게 숨기지 않고 공표하는 자는 광인보다 더 나쁘다. 그렇다고 지혜롭게 비밀을 밝히면 제법 공부하고 배운 사람들조차 거의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현인들이 처음부터 그런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온갖 수단을 다해 지혜의 비밀을 보통 사람들에게 감추는 것이다.

 

로저 베이컨(1212년경~94)(200P)

 

 

 

ㅡ 데이비드 호크니, <명화의 비밀> 中, 한길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