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김동환, <오늘도 미세먼지 나쁨> 中, 휴머니스트
2019/2/1
미세먼지 문제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지게 만들어 준 것에 의의를 둔다.
발암물질과 독성 물질은 역치에서 차이를 보인다. 역치란, 어떤 반응이 일어나게 만들기 위한 최소한의 자극 세기값이다. 독성 물질은 분해되든, 축적되든 일단 그 총체적인 값이 역치보다 낮은 수준에 있으면 해당 개체에 독성을 나타내지 않는다.(71p)
엉뚱하게 터진 환경부 고등어 구이 보도자료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고등어구이=PM2.5 주범’이 아닌, ‘고등어 구이=환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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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어와 삽겹살 중 어떤 것을 굽더라도 주방 환기 설비(레인지후드)를 켜지 않으면 안 될 수준으로 PM이 과하게ㅡ평소보다 10~70배 이상ㅡ발생한다는 것은 이미 다양한 실험으로 확인된 사실이다. 실내 조리법에 따른 PM 농도는 삶기, 튀기기, 굽기 순으로, 굽기가 가장 높다. 고등어냐 삼겹살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촉촉한 찜이냐 바삭한 구이냐 그것이 문제인 것이다.
다만, 지져 먹든 볶아 먹든 일단 가스 불을 켜기 전에 레인지후드부터 켜는 것은 필수다. 소리만 시끄럽고 별일 안 하는 것 같아 보일지 몰라도, 후드를 켜는 것만으로도 조리시 발생한 오염 물질 농도를 최대 1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조리가 끝난 후에도, 조리시 발생한 오염 물질은 여전히 존재하므로, 후드나 공기청정기를 30분 이상 틀어둘 필요가 있다. 따라서, 평소에 레인지후드의 필터를 주기적으로 청소하는 것이 주방 관리의 기본이자 곧 건강 관리의 시작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95-96p)
도로 위의 주요 PM2.5 배출원은 바로 자동차 부품인 ‘브레이크 패드 및 라이닝’, 그리고 ‘타이어’다. 자동차가 도로 위를 달리면 마찰로 인해 아스팔트와 타이어, 그리고 브레이크 패드 및 라이닝이 마모되면서 PM2.5가 대량 발생한다. 타이어 PM은 수은, 납, 카드뮴, 6가크롬 등 발암 중금속을 포함하고 있는 데다 굉장히 미세하다. 또 차량 속도를 줄이거나 정지할 때 브레이크 패드와 디스크가 서로 마찰해 발생하는 PM2.5의 양도 상당하다. 게다가 아스팔트 자체가 타이어와의 마찰로 마모되어 발생하는 PM도 적지 않다. 이처럼 도로 위는 다양한 부위에서 발생한 PM들이 모이고 또 모여 일종의 거대한 PM 저장소 역할을 하고 있으며, 1제곱미터당 수백 억 개의 PM이 상존하고 있다. 차량이 지날 때마다 PM이 공중으로 날리고 또 날리며 호흡기 안으로 들어오게 된다.(101-102p)
현재로선 교통량이 많은 지역은 정기적으로 물청소 차량과 분진 흡입 청소 차량을 동시에 사용하여 도로 청소를 되도록 자주 시행하는 것이 주민 건강을 위한 거의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122p)
측정값이 이렇게 차이 나는 이유는 왜일까? 각 지역의 PM2.5 관측소가 어디에 어떻게 설치되었는지를 살펴보면 단번에 알 수 있다. 자치구마다 설치된 PM2.5 관측소는 단 한 곳뿐이며, 그마저도 시청, 구청, 주민 센터 등 관공서의 옥상이나 인적이 드문 곳에 있는 경우가 많다. 환경부는 정확한 PM 농도 측정을 위해 1.5~10미터 높이에 시료 채취구를 설치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전국의 도시 대기 측정소 264곳 중 무려 82.6퍼센트인 218곳이 지상 10미터가 넘는 곳에 설치돼 있다(2018년 1월 기준). 상대적으로 대기질이 그나마 나은 높은 위치에 관측소를 설치한 것이다. 따라서 그간 PM 농도 정보가 국민에게 잘못 전달된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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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측정 결과, 광명시 측정소와 마찬가지로 PM10, PM2.5 모두 옥상보다 지상이 높게 나왔다. 정부가 야외 활동하기 괜찮은 날이라고 해도 목이 따끔따끔하고 답답하다고 느끼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127-128p)
황사나 PM 차단용 마스크(이하, 황사 마스크)를 살 때는 제품 겉포장에 KF80, KF94, KF99란 표시 중 하나가 있는지 분명히 확인해야 한다. KF는 Korea Filter의 약자고, 그 옆에 표시된 숫자는 미세입자의 차단 효율(퍼센트)를 나타낸다. 따라서 숫자가 클수록 PM 차단 효과도 크다. 구체적으로, KF80는 평균 크기 PM0.6의 미세입자를 80퍼센트 이상 걸러낼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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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 마스크를 세척하면 모양이 찌그러지고, 기능도 떨어져 얼굴에 밀착되지 않는다. 이미 사용한 황사 마스크는 겉보기엔 깨끗해 보일지언정, 마스크 틈 사이사이는 각종 미세한 오염 물질로 더러워진 상태이므로 ‘일회용’임을 존중해 과감히 버려야 한다.(200-201p)
필터식 공기청정기의 심장은 필터, 그중에서도 바로 ‘헤파필터’다. 헤파HEPA란 High Efficiency Particulate Air(고효율미립자공기)의 줄임말로, 미국에서 원자력 연구 초기에 방사성 미립자를 제거하기 위해 처음 개발된 필터다. 꼬불꼬불한 라면같이 생긴 알루미늄 분리판과 무작위로 엉켜 있는 부직포 섬유를 겹겹이 교차시켜 만들었으며 현재까지는 PM 제거에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알려져 필터식 공기청정기의 핵심 필터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공기청정기의 성능을 결정하는 헤파필터도 황사 마스크처럼 집진 효율에 따라 등급이 매겨진다. H10 등급부터 H14 등급까지 5단계로 나뉘어져 있으며, 헤파필터 등급이 한 단계 높아질 때마다 PM을 통과시키는 비율이 최대 10배씩 줄어든다. (...) 이처럼 헤파필터의 등급은 효율 차이가 굉장히 크기 때문에 제품을 선택할 때 반드시 참고할 필요가 있다.(208p)
CA 인증과 헤파필터 등급에 이어, 공기청정기 구매시 확인해야 할 마지막 사항은 공기청정기가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정화 면적이다. 일반적인 환경이라면 공기청정기는 공간 면적 전체의 3분의 1 면적용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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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공간은 빈 창고 같은 곳이 아니라 가구도 있고, 칸막이나 벽도 있고, 방으로 나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정화 면적이 넓은 것 한 대만 두기보다는 정화 면적이 적은 것 여러 대를 갖추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 따라서 거실에는 용량이 큰 제품을 두고, 방에는 용량이 작은 제품을 별도로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211p)
ㅡ 김동환, <오늘도 미세먼지 나쁨> 中, 휴머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