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국내소설
ㅡ 문지혁, <중급 한국어> 中, 민음사
mediokrity
2023. 3. 29. 14:50
2023/3/29
조금만 기다리면 해결책이 찾아지고 그때가 되면 새롭고 멋진 생활이 시작될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잘 알고 있었다. 가야 할 길은 아직도 멀고 멀며, 가장 복잡하고 어려운 부분은 이제 겨우 시작되었다는 것을.
완전한 사랑에 이르렀는데, 비로소 사랑의 삼각형을 완성했는데, 이 사람들한테 찾아온 게 뭔가요? 뭘 알게 됐나요? 고통입니다.
완전한 사랑이 시작된 순간, 순전한 기쁨이 아니라 복잡한 고통이 찾아온 거예요.
과연 이들에게만 그럴까요?
(...)
소설이라는 실험실에서 우리에게 허락된 것과 허락되지 않은 것은 어떻게 구분해야 할까요? 소설의 인물들은 옳고 바르고 정의로운 인간이 아니라, 실패하고 어긋나고 부서진 인간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애초에 소설이란 윤리로 비윤리를 심판하는 재판정이 아니라, 비윤리를 통해 윤리를 비춰 보는 거울이자 그 둘이 싸우고 경쟁하는 경기장이 아닐까요?(93-94p)
ㅡ 문지혁, <중급 한국어> 中, 민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