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7/24

 

당연한 소리일 수도 있는데 가즈오 이시구로의 전작들이 많이 생각났다. 그러면서도 노벨상을 받은 노작가가 홀가분한 마음으로 지금까지 써온 자신의 작품들을 총결산해서 써낸 소설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쁘지 않았음.

 

한 부분만 뽑는다면 아래의 발췌 부분.

 

 

 

“저는 조시를 배우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고, 그래야만 했다면 최선을 다해서 그렇게 했을 거예요. 하지만 잘되었을 것 같지는 않아요. 제가 정확하게 하지 못해서가 아니라요. 제가 아무리 노력해도 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어머니, 릭, 가정부 멜라니아, 아버지. 그 사람들이 가슴속에서 조시에 대해 느끼는 감정에는 다가갈 수가 없었을 거예요. 지금은 그걸 확실하게 알아요.”

“그래, 클라라. 일이 잘 풀렸다고 생각한다니 다행이다.”

“카팔디 씨는 조시 안에 제가 계속 이어 갈 수 없는 특별한 건 없다고 생각했어요. 어머니에게 계속 찾고 찾아봤지만 그런 것은 없더라고 말했어요. 하지만 저는 카팔디 씨가 잘못된 곳을 찾았다고 생각해요. 아주 특별한 무언가가 분명히 있지만 조시 안에 있는 게 아니었어요. 조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안에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카팔디 씨가 틀렸고 제가 성공하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가 결정한 대로 하길 잘했다고 생각해요.”

 

 

 

ㅡ 가즈오 이시구로, <클라라와 태양> 中,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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