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21

 

 

영화를 소재로 한 작품을 썼다고 들어서 관심이 가서 읽었다. 겉멋인지 불필요하게 같은 말을 반복하는 습관이 있다. 특정 단편에서만 그런 게 아닌 걸 보면 그냥 작가의 문체(?)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이런 걸 문체라고 할 수 있을지. 정말이지 왜 이렇게 적는 걸까?

 

 

그는 여전히 오지 않는다. 오지 않다가, 결국 오지 않아 버린다. 그는 오지 않았다. 그가 오지 않아서, 나는 걷기 시작한다. 걷기 시작하다가, 걷기 시작했다.(35p)

 

그들의 모습을 디지털카메라에 담았다. 나는 카메라 안에 그들의 모습을 담으면서 그들과 관계하고 있음을 느꼈고, 그들과 관계하고 있음을 느끼면서(80p)

 

결혼하기 전에는 결혼하지 않았고, 결혼하게 될 줄 몰랐다.(232p)

 

 

 

ㅡ 서이제, <0%를 향하여> 中,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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