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26

 

 

“오해가 없도록 말해두지만 문윤은 강간 장면은 쓰지 마라, 라고 말하는 게 아닙니다. 강간은 범죄이므로 결과적으로 강간을 비난하는 내용이면 허용됩니다. 즉 작품 속에서 범죄를 정당화하지 않고 고발하는 내용이면 되는 겁니다. 선생 작품은 마치 강간이 옳은 행위인 양 그려져 있어요.”

“말도 안돼요. 소설은 옳다 그르다로 판단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사건을 있는 그대로 쓸 뿐, 사건을 심판하는 게 아니에요. 진실은 당신이 말하는 올바름과는 다른 곳에 있으니까요. 그건 독자에게도 전해질 겁니다. 왜 당신들은 요즘 헐리웃 영화처럼 정치적 올바름에 갇힌 듯한 멀쩡한 말만 하는 겁니까. 어째서 그런.”(71-72p)

 

 

ㅡ 기리노 나쓰오, <일몰의 저편> 中, 북스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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