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4/6

 

생각보다 철학 얘기가 많지 않았다.

 

 

중국 농부의 우화를 생각해보자. 어느 날 농부의 말이 달아났다. 그 날 저녁 이웃들이 위로해주러 찾아왔다.

이웃들이 말했다. “자네 말이 달아났다니 정말 유감이네. 정말 안된 일이야.”

“그럴 수도.” 농부가 말했다. “아닐 수도 있고.”

그다음 날 말이 일곱 마리의 야생마와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자 이웃들이 말했다. “오, 정말 행운 아닌가. 이제 말이 여덟 마리나 있잖나. 이렇게 상황이 뒤바뀌다니.”

“그럴 수도.” 농부가 말했다. “아닐 수도 있고.”

그다음 날 농부의 아들이 야생마 중 한 마리를 길들이다가 말에서 떨어져 다리가 부러졌다. “오, 이런. 정말 안됐구려.” 이웃들이 말했다.

“그럴 수도.” 농부가 말했다. “아닐 수도 있고.”

그다음 날 징병관이 전쟁에서 싸울 군인을 징집하러 마을로 찾아왔으나 다리가 부러졌다는 이유로 농부의 아들은 데려가지 않았다. 모든 이웃들이 말했다. “정말 잘된 일 아닌가!”

“그럴 수도.” 농부가 말했다. “아닐 수도 있고.”

우리는 광각의 세상에서 망원 렌즈로 찍은 사진 같은 삶을 살아간다. 전체적인 그림은 전혀 볼 수 없다. 우리가 택할 수 있는 유일한 건강한 반응은, 중국의 농부처럼 ‘아마도 철학’을 취하는 것이다.(171-172p)

 

 

종류와 상관없이 어떤 것을 더 좋아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은 그것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수색에 아무런 성과가 없자 잃어버린 공책의 미적 탁월함뿐만 아니라 그 안에 쓰인 내용의 우수함도 점점 커진다. 수색 이틀째, 나는 영국 여행에서 기록한 그 공책 안에 든 생각이 통찰 면에서나 독창성 면에서나 독보적이라고 확신한다. 수색 나흘째, 나는 그 공책이 세상에서 가장 귀중한 공책이라고 선언한다. 진짜다. 다빈치의 작업 노트인 코덱스 레스터나 헤밍웨이가 쓴 노트 까이에보다 더 귀중하다(250-251p)

 

 

ㅡ 에릭 와이너,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中, 어크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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