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5/11

 

 

‘잠긴 방’ 한 권 남았다. 테러리스트는 내년에 나올려나?

 

 

그런데도 콜베리는 두 사람을 가급적 빨리 붙잡아야 할 것 같다는 직감을 떨칠 수 없었다.

왜?

나도 어느새 경찰관의 직업병에 잡아먹힌 거지, 콜베리는 우울하게 생각했다. 이십삼 년 동안 일하다 보니 인간이 완전히 망가진 거지. 더는 보통 사람처럼 생각하지 못하는 거지.

이십삼 년간 매일같이 경찰관들과 접촉하다 보니, 이제 그는 다른 세상과 제대로 된 관계를 유지할 능력을 잃었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에도 솔직히 완벽하게 자유로운 기분은 아니었다. 마음속에 늘 뭔가 찜찜한 것이 있었다. 콜베리가 가족을 이루기까지 아주 오래 기다렸던 건 경찰이 여느 직업과는 다르기 때문이었다. 경찰은 전적으로 헌신해야 하는 일이었다. 한순간도 맘 편히 쉴 수 없는 일이었다. 게다가 비정상적인 상황에 놓인 사람들과 매일 대면하다 보면 결국 자신도 비정상이 되기 마련이었다.

압도적인 다수의 동료들과는 달리 콜베리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명료하게 꿰뚫어 보고 분석할 줄 아는 능력이 있었다. 그리고 놀랍고 또한 안타깝게도, 그는 또렷한 시각으로 그렇게 했다. 콜베리의 문제는 관능주의자인 동시에 책임감 있는 인간이라는 점이있다. 그럼에도 감수성이나 개인적 관여 따위는 열의 아홉의 경우에 스스로에게 허락할 수 없는 직종에서 일한다는 점이었다.

왜 경찰관은 대체로 다른 경찰관하고만 어울릴까?

그러는 편이 더 쉽기 때문이다. 그래야 시민들과의 거리를 지키기가 더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다 보니 경찰 내부의 기괴한 동료애를 간과하기도 쉬웠고, 실제로 그런 현상이 오랫동안 억제되지 않고 커져만 왔다. 그것은 곧 경찰관들이 자신이 보호해야 하는 사회, 무엇보다 자신도 그 일원이어야 하는 사회로부터 동떨어져서 산다는 뜻이었다.

예를 들면, 경찰관은 다른 경찰관을 비판하지 않는다는 것이 불문율이었다. 예외가 있어도 극소수였다.(205-206p)

 

 

 

ㅡ 마이 셰발, 페르 발뢰, <폴리스, 폴리스, 포타티스모스!> 中, 엘릭시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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