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 스토커

from Movie 2015. 1. 5. 07:12
"You know I've often wondered why it is we have children in the first place,

And the conclusion I've come to is... At some point in our lives, we realize things are...

They're screwed up beyond repair. So we decide to start again.

Wipe the slate clean, start fresh. And we have children. ...

Little karma copies, we can turn to and say you will do what I could not.

You will succeed where I have failed. Because we want someone to get it right this time."


ㅡ 박찬욱, <스토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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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나 충고가 곧 상대방을 돕는 행동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건전한 상식의 소유자로서 이런 견해에는 동의하기 힘들다. 우리는 충고라는 사치를 만끽하려 하기 전에 먼저 자신의 삶부터 돌아봐야 할 것 같다. 내가 인정할 수 있는 좋은 충고란 자신과 이웃에게 긍정적이고 의미 있는 삶을 사는 것뿐이다. 누군가에게 충고를 건네고 싶다면 상대방이 자신의 삶을 얼마나 의미 있게 생각하는지부터 알아볼 일이다. 만약 당신이 그런 삶을 살고 있지 못하다면 충고할 자격이 없는 것이고 그런 삶을 살고 있는데도 상대가 당신을 좋은 충고로 인식하지 못한다면 두 사람은 충고를 주고받을 만큼 가까운 사이가 아닌 것이다. 어느 쪽에 해당하건 당신은 침묵해야 한다.(205p)

 

 



ㅡ 한승태, <인간의 조건> 中, 시대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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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신도 학교생활을 하고 있으면서 일요일이 형에게 얼마나 소중한가를 이해하지 못했다. 엿새 동안의 어두웠던 정신 작용을 이날 하루에 산뜻하게 회복시키기 위해 형은 많은 희망사항을 이십사 시간 속에 던져 넣는다. 그러다 보니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 열 개 중에 두세 개도 실행하지 못했다. 아니 그 두세 개조차 모처럼 실행하려고 하면 도리어 그로 인해 소비되는 시간이 아까워져 꼼짝 않고 지내는 사이에 일요일은 어느덧 저물어버리기 일쑤였다. (p33)

그는 오래도록 문밖에서 서성이는 운명으로 태어난 듯했다. 거기에는 옳고 그름도 없었다. 하지만 어차피 통과할 수 없는 문이라면, 일부러 거기까지 찾아가는 건 모순이었다. 그는 뒤를 돌아보았다.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갈 용기가 도저히 나지 않았다. 그는 앞을 바라보았다. 눈앞에는 견고한 문이 언제까지나 전망을 가로막고 서 있었다. 그는 그 문을 통과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그렇다고 문을 통과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은 아니었다. 요컨대 그는 문 앞에 우두커니 서서 날이 저물기를 기다려야 하는 불행한 사람이었다. (p264)


ㅡ 나쓰메 소세키, <문> 中,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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