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7/17

 

 

이상하죠. 아무리 힘들었던 일도 추억 속에선 즐거웠던 일처럼 느껴지니 말입니다. 불쾌했던 일이나 때때로 화가 났던 일조차 추억 속에서는 불쾌감이 사라지고, 상상 속에서 매혹적인 모습으로 다가오니 말입니다.(23p)

 

 

처음엔 이렇게 시작합디다. <마까르 알렉세예비치, 당신은 좀 이상한 분이시군요.> 그러다가 차츰 <마까르 알렉세예비치에게는 물어보지도 마세요>라는 말까지 들리더라고요. 지금은 아예 어떤 일이 끝나고 나면 <그러면 그렇지, 마까르 알렉세예비치는 원래 그래>라는 말로 결론을 내리기에 이르렀습니다. , 이제 당신도 어떻게 된 일인지 아시겠지요. 하나같이 마까르 알렉세예비치 핑계만 댄단 말입니다.(81p)

 

 

그들에겐 아이 둘이 더 있어요. 젖먹이하고 여섯 살이 조금 넘은 여자아이예요. 어린아이가, 자기 핏줄을 이어받은 어린아이가 고통받는 것을 보면서도 아무 도움을 줄 수 없다면, 아이의 존재가 어떻게 기쁨이 될 수 있겠습니까! 아이 아버지는 낡아서 기름때가 줄줄 흐르는 옷을 입고 의자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는 울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그것은 슬퍼서 우는 게 아니라 눈이 짓물렀기 때문에 그냥 흘러내린 건지도 모르겠습니다.(88p)

 

 

바렌까, 제 목을 조이는 것은 사람들이에요, 그렇죠? 제 목을 조이는 것은 돈이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 느껴지는 불안감, 사람들의 수군거림, 야릇한 미소, 비웃음입니다.(153p)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또예프스끼, <가난한 사람들> , 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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