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from Life 2018. 1. 21. 09:08

술 처먹고 개진상 부린 게 하루이틀이겠냐마는 그 다음날 새록새록 떠올라서 너무 부끄럽고 죽고 싶다. 동석한 사람은 무슨 죄인가. 민폐도 이런 민폐가 없다. 나라면 타인에게는 극도로 엄격하고 자신에게 무척 관대한 나 같은 꼬인 부류와 어울리지 않겠지만, 이런 미성숙한 나를 감내하고 놀아주는(글자 그대로) 그들에게 고마우면서도 언제까지나 이런 식이면 결국에는 지쳐 떨어져 나갈 거라는 생각도 한다. 그러면서도 '인간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헛소리로 자위하며 최소한의 반성도 하지 않고 같은 짓거리를 또 할 걸 생각하니 한심하고, 이 글을 적는 와중에도 내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한 어떤 레퍼런스가 있을까 떠올리는 내가 다시 한 번 한심하다. 술이 술을, 말이 말을 부르는 자기애의 바다인 술자리에서 자중하자. 고치기 힘들지라도, 내가 보려고 기록한다. 뜨끔하고 민망하고 부끄러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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