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8/20

 

 

회개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그 역시 뭔가 회개해야 할 것 같았지만 무엇을 회개해야 할지 몰랐다. 갑자기 안토니우 신부와 이야기하고 싶어졌다. 그는 신부에게 회개하고 털어놓고 싶지만 무엇을 회개해야 할지 알지 못했다. 페레이라는 회개를 막연히 그리워할 뿐이었다. 이것이 그가 말하고자 하는 의미였다. 아니면 회개라는 생각만을 좋아한 것일지도 모른다.(98p)

 

 

사실 전 제가 살아온 삶에 만족합니다. 코임브라에서 공부를 하고, 요양원에서 평생을 보낸 아픈 여인과 결혼하고, 그리고 큰 신문사에서 오랫동안 범죄 기사를 쓰고, 지금은 이 작은 신문사의 문화면을 맡고 있다는 사실에 만족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내 삶을 돌아보며 회개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이해하실지 모르겠습니다.(107p)

 

 

그럼 난 뭘 해야 합니까? 페레이라가 물었다. 아무것도 없습니다, 카르도주 박사가 대답했다, 기다릴밖에요, 천천히 침식을 일으킨 후에, 문학이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이라 믿으면서 신문사에서 범죄 기사를 쓰며 이 모든 세월을 보낸 후에, 박사님의 정신의 연합을 주도하고 있는 하나의 지배적 자아가 있을 겁니다. 박사님은 그 자아가 표면에 나타나게 내버려두시면 됩니다, 달리 어쩔 도리가 없어요, 어쩔 수 없이 박사님 자신과 갈등을 일으키게 될 겁니다, 박사님께서 자신의 삶을 회개하고 싶다면 그렇게 하십시오, 사제에게 이야기하고 싶다면 그렇게 하세요, 페레이라 박사님, 결국 그 젊은이들 생각이 옳고 지금까지의 당신 삶이 쓸데없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그렇게 생각 하십시오, 하지만 아마 앞으로는 박사님 삶이 쓸데없다고 생각되진 않으실 겁니다, 박사님의 새로운 지배적 자아가 이끄는 대로 놔두십시오, 그리고 설탕을 가득 넣은 레모네이드와 음식으로 박사님의 고통을 보상받지 마세요.(110p)

 

 

밤이 깊어가고 양초들이 희미한 불빛을 퍼뜨렸다. 내가 왜 자네를 위해 이 모든 일을 하는지 모르겠어, 몬테이루 로시, 페레이라가 말했다. 아마 박사님이 훌륭한 분이시기 때문일 테죠, 몬테이루 로시가 대답했다. 그건 아주 간단해, 페레이라가 반박했다, 세상에는 훌륭한 사람들이 많은데, 그들은 문젯거리를 찾아다니지 않을 뿐이야.(160-161p)

 

 

ㅡ 안토니오 타부키, <페레이라가 주장하다> 中,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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