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16

 

 

아이들의 즐길 거리가 크게 많지 않았던 19세기 후반에는 아이들을 매혹시킨 이야기였겠지만, 흥미 거리가 넘쳐나는 21세기에 다른 걸 제쳐두고 우선 순위에 넣을 책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어릴 때 읽은 책이 아니라서 어린이가 읽은 감상은 또 어떨지 궁금하지만, 보물섬이 문학사에서 차지하는 위치 등을 알고자 문학을 공부하는 성인 독자가 아니라면,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있을까.

그래도 매일이 비슷하게 지겹고 고단한 삶을 살고 있는지라 모험과 보물이라는 낭만적인 말을 들으니 설레는 감정이 들기는 해서 어렸을 적 즐겼던 각종 모험을 다룬 만화와 영화 등이 떠오르긴 했다. 우연에 많이 기대는 책.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거요. 럼주 한 잔 마신다고 죽지는 않소. 하지만 당신은 한 잔을 마시면, 또 한 잔 그리고 또 한 잔을 마시게 되오.(38p)

 

 

“그 모두가 바로 이런 조급함, 조금함, 조급함 때문이야. 내 말 알아들어? 그래도 내가 바다에서 한두 가지는 본 사람이야. 내가 말이야. 너희들이 지금 정해진 방향대로 전진하기만 하면, 그리고 바람 불어오는 쪽으로 한 포인트 돌리기만 하면, 너희들은 마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될 수도 있어. 너희들이 말이야. 하지만 너희들은 안 돼! 나는 너희들을 알아. 너희들은 내일이면 입안 가득 럼주를 들이부을 거고, 그래서 결국은 목이 매달릴 거야.”(147p)

 

 

 

ㅡ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보물섬> 中, 비룡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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