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22

 

조금만 위트 있어 보이면 다 빌 브라이슨이래. 마약을 다룬 전작도 그랬지만 이번 책도 다른 저작에 많은 빚을 지고 있다. 특정 파트는 거의 해당 책을 요약해서 실은 수준이라 이래도 되나 싶은 마음이 들었다.

 

 

도역오가 혐오는 동전의 앞뒷면과 같다. 세상에는 오직 여성과 남성이라는 두 성만 존재했고, 제3의 성을 가진 이는 동경이든 혐오든 늘 외부자 취급을 받았다.(173p)

 

 

트랜스젠더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호르몬 치료 자체를 모르거나 안다고 해도 부수적인 약물 정도로 생각하지만, 수술보다 더 핵심적인 것이 이 호르몬 치료다. 트랜스젠더의 70%가량이 호르몬 투약을 받지만, 이 중 절반 정도만이 수술을 받는다. 또, 수술은 단기간에 끝나지만 호르몬 투약은 평생 이어진다.(179p)

 

 

사람의 말이 아니라 드러난 행동을 믿는 것, 그것이 빅데이터의 교훈이다.(290p)

 

 

인간의 방식을 습득한 기계는 인간의 편견까지 그대로 물려받는다. 이전에 존재하던 소수자 배척은 빅데이터 시대에도 여전히 존재한다. 문제는 그런 배척이 과학이란 이름으로 공정함으로 둔갑한다는 것이다. 물론 소수자가 얼마나 피해를 받는지도 빅데이터로 수치화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과연 그런 연구를 할 수 있을까. 빅데이터가 과정이 아니라 효율성만을 찾아간다면 그 길은 필연적으로 차별로 흐르게 된다.(318p)

 

 

문제는 사람들이 빅데이터를 통해 내려진 결정을 너무 쉽게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교사 평가는 어찌 보면 테러리스트로 의심되는 사람을 사전 검열하는 것보다 더 나쁘다. 적어도 그 경우에는 조사를 거쳐 누명을 벗을 기회가 제공되기 때문이다. 결국 무고한 체포자가 많아지자 애국법은 폐지됐다. 하지만 임팩트에서 낮은 점수를 받고 해고가 되어 버리면, 그는 그냥 무능력한 교사가 된다.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한 것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없는 상황임에도, 사람들은 빅데이터가 내놓은 결과를 비판 없이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 와이사키는 다행히 그녀를 좋게 봤던 교장의 추천으로 근처 사립학교에 취직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함께 해고된 교사 204명은 그녀처럼 운이 좋진 않았다. 그들이 어떤 말을 하든, 사람들은 실력 없는 교사의 변명으로 치부할 것이다.(325p)

 

 

새로운 과학적 진리는 반대자들을 설득하거나 감화시키지 않는다. 그보다는 반대자들이 다 죽고 나서 새로운 진리에 익숙한 새로운 세대가 나타날 때 비로소 승리한다.(416p)

 

 

ㅡ 오후,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 中, 웨일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