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28

 

생각보다는 너무나 당연한 말들의 연속이라서 아쉽네. 초중반부에서 국내 기업의 성공 사례를 분석하는 것은 좋았다. 

 

 

‘저기 성공한 사람들을 보라. 저들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아느냐? 그러니 성공하려면 노력해라’라는 주장은 반론하기가 쉽지 않다. 수많은 성공한 사람들이 많은 노력을 한 점은 사실이니 말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맹점이 있다.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이 노력이라고 하더라도, ‘노력하면 성공한다’라는 명제가 참이 되지는 않는다. 노력했는데도 실패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29p)

 

 

그러나 이 중에서 쥬씨의 대표가 직접적으로 밝힌 내용은 대량 구매와 직매입, 유통혁신뿐이었다. 정말로 그렇게 믿고 있건, 의도한 발언이건,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이것은 성공한 사업가들이 성공 원인에서 100% 사실이 아니라 일부만 이야기한다는 하나의 사례이다. 그리고 그만큼 덜어낸 사실의 자리에는 때로는 과장이, 때로는 사업가가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이상적인 모습이 대신 채워진다.(75p)

 

 

그렇다면 우리가 프릳츠의 성공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인적자본의 축적을 통한 실력의 증진은 사업과 경쟁에서 필수적인 부분이다. 하지만 나의 인적자본으로 주도할 수 있는 시장이 열리는 시점은 내가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운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노력하고 열심히 하면 그만큼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순간에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거나 열리지 않는다면 그 시장의 주도권을 쥐기는 힘들다. 프릳츠의 대표들이 대단한 점은 그 점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다음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128p)

 

 

사업을 절실하고 절박한 마음으로 해서는 안 된다. 또 배수진은 단기결전을 위한 임시적 방법일 뿐이지 장기전을 위한 방법이 아니다. 사업을 한 달 정도만 하고 말 생각이 아니라면 그런 생각은 멀리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그런 절실한 마음으로 성공했다는 사람들이 어떤 자원을 가지고 있는지도 잘 살펴보자.(203p)

 

 

가끔 언론이나 사석에서 ”명문대 학벌? 그런 거 필요 없어~“라고 호기롭게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학벌이 좋은 경우가 많다. 아마도 자기가 좋은 학벌을 가져봤지만, 딱히 이득을 얻은 것도 없다는 뜻일 것이다. 그러나 이 주장의 함정은 그들이 그 학벌이 없는 환경을 경험해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학벌로 인해 얻을 수 있었던 혜택을 자신의 노력으로 쟁취한 것, 혹은 당연한 것 정도로 믿는 경우이다.(207p)

 

 

성공한 사람들의 사례만 보면 모두 고난을 겪고 성공을 이루었기에, 나도 고난을 견디면 언젠가 저런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그것은 성공한 사업가들만을 관찰했기에 나오는 생존편향에 불과하다. 대학병원의 로비에 가면 세상에는 아픈 사람만 있는 것처럼 보이고, 공항에 가면 모두가 해외여행을 하고 불경기와 가난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 법이다. 그러나 고생은 누구나 겪는 것이며, 성공은 고생에 대한 보상 같은 것이 아니다. 고난이나 고생을 성공의 요소처럼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다면, 세상에는 비슷한 것을 겪고도 성공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

그런 의미에서 나는 지나치게 자신의 고난을 강조하거나, 더 나아가 고난을 권유하는 사업가들은 성공의 속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사업가로 여긴다. 고난을 강조하고 자신이 겪은 고난을 대단하게 이야기할수록, 견딜 수 있을 만큼의 잘 통제된 고난을 짧게 겪었다는 사실을 자백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아직도 고난을 겪어야 성공한다고 믿는 사람이 있다면 다시 생각하기 바란다. 그러한 사고는 2100년 전에 태어난 사마천의 사고보다도 뒤처진 것이다. 고난은 되도록 짧게 겪는 것이 좋다. 고난은 성공의 필요조건도 아니요, 충분조건도 아니며, 보상은 더더욱 아니다. 고난은 그냥 고난일 뿐이다.(233-234p)

 

 

 

 

 

ㅡ 김영준, <멀티팩터> 中, 스마트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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