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5/10

 

밋밋하다. 단편집을 읽어봐야 할지 생각 중.

 

 

인류의 비극이란 모두 의미를 찾는 여행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생의 의미를 찾다가 자기 자신을 수렁에 빠뜨리고, 무의미를 견디지 못한 나머지 사랑이라는 착각을 발명해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고, 공동체를 만들고, 사랑을 혐오로 바꾸고, 혐오를 증오로 바꾸며, 그걸로도 모자라 대의명분을 만들어 전쟁을 시작하는 것이 인간이니까. 삶에는 의미가 필요하지 않다. 아니, 애초에 의미라는 것 자체가 우주엔 없다. 그런데 왜 인간은, 아니 나는, 여전히 의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가? 왜 흩뿌려진 수천수만의 점을 자꾸만 이어보려 하는가?(70p)

 

 

이야기에는 늘 아이러니 팩터라는 게 존재하고, 이야기의 핵심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정확히 전달하는 게 아니라 전혀 생각도 못한 이야기를 하게 된다는 데 있다. 내가 직장에서 셀 수 없이 많은 사건과 이야기들을 입력하며 얻은 교훈은 그것 하나다. 이야기는 늘 원치 않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아버지의 인생도, 예측도, 내 현재와 아직 오지 않은 미래도.(96p)

 

 

 

ㅡ 문지혁, <비블리온> 中, 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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