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5/25

 

근자의 독서 중 가장 즐거웠다. 왜 멀쩡한 사람들이 다단계나 사이비 종교에 빠지는지 늘 궁금했는데 어느 정도 해소되었다. 정서적으로 취약한 상태에 있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특수한” 상황의 사람보다는 평범한 나날을 보내지만 비교적 “낙관적인” 성향의 사람이 이런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저자의 논지가 수긍할만했다. 또 나조차도 평소 사이비 집단=세뇌라는 공식을 무의식적으로 떠올렸는데 그게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하긴 단지 세뇌만으로 집단의 인원을 조종하는 게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 외에는 지금까지 살아오며 그들이 건네는 온갖 달콤한 말을 절박하게 믿지 않아도 되었던 "운 좋은" 나의 삶을 되돌아보는 시간이었다.

 

 

 

 

종교의 역할은 의미, 목적, 소속감, 의례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리고 점점 더 많은 사람이 더 자주 교회 밖에서 이런 필요를 충족하고 있다.

현대의 컬트적인 집단에서 위안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어떤 사람이 될지 너무나 많은 가능성이 있는(적어도 그런 환상으로 가득한) 세상을 살면서 느끼는 불안한 혼란을 덜어 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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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어마어마한 선택지 앞에서 젊은이들은 마비된다. 특히 전 세대보다 기본적인 생존이 위태롭고 사기가 저하되었다고 느끼는 동시에 인상적인 ‘퍼스널 브랜드’를 구축하라고 압박받는 극단적인 자기 정체성 창조 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흔히 하는 이야기처럼, 밀레니얼 세대의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원하는 건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가르쳤다. 그러나 끝없이 이어지는 ‘만약에’와 ‘가능성’의 충격 속에서, 밀레니얼들은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 짚어주는 구루를 원하게 되었다.(38p)

 

 

사람들의 행동과 신념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특별한 언어를 고안하는 일이 그토록 효과적인 이유는 꽤 단순하다. 말은 우리가 가장 먼저 바꿀 준비가 되어 있으면서도·····마지막으로 포기하는 대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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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궁금증을 못 이겨 영성 행사에 참석했다고 생각해 보자. 주최자가 사람들에게 반복적으로 주문을 외우라고 시킨다. 아마 당신도 틀림없이 따라 하게 될 거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주위의 압박 대문이라고 느끼겠지만, 평생 모은 재산을 내놓으라거나 다른 사람을 살해하라고 요구한 것도 아니지 않은가. 위험해 봤자 얼마나 위험하겠나? ‘컬티시’언어는 매우 효율적으로(눈에 보이지 않게)작동해 우리의 세계관을 구루의 틀에 맞추기 때문에, 한번 우리 안에 인식되면 꼼짝하지 않는다. 다시 머리를 기르든, 집으로 돌아가든, 앱을 지우든, 무슨 짓을 해도 특별한 단어들만은 사라지지 않는다.(58p)

 

 

악랄하지 않은 코드스위칭은 대화를 더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가지고 있는 모든 언어학적 자원을 활용하려는 효과적인(그리고 대부분 무의식적인)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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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는 생존을 위한 것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계 미국인 영어처럼 소수민족의 억양을 사용하는 화자의 경우, 편견의 대상이 되거나 박해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표준 영어’로 전환한다. 한편, 앞의 경우와는 달리 코드스위칭을 통해 상대의 신뢰를 얻어 낼 수도 있다. 짐 존스의 특기가 바로 이것이었다. 친구네 대형 교회에서 복음주의자 행세를 하던 열두 살 나처럼, 하지만 훨씬 마키아벨리적인 방식으로, 존스는 모든 추종자를 그들 각자의 언어 수준에 맞추어 대하는 데 능했고 이를 통해 자신이 그들과 그들의 삶을 이해하는 유일한 존재라는 즉각적인 인상을 주었다.(75-76p)

 

 

해마다 우리는 묻고 또 묻는다. 사람들은 왜 존스타운이나 헤븐스 게이트 같은 컬트 집단에 들어갈까? 왜 그곳에 남을까? 그들이 거칠고 이해할 수 없는, 때로는 섬뜩한 행동을 하는 이유는 뭘까? 그 대답은 다음으로부터 시작된다. 언어라는 궁극적인 권력 도구를 바탕으로, 전향, 조건형성, 강제라는 체계적인 기술을 활용한 덕에 존스와 애플화이트는 털끝 하나 직접 건드리지 않고도 추종자들에게 어마어마한 폭력을 가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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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향력의 스펙트럼 안에서, 컬트적 언어는 세 가지 역할을 한다. 첫째, 사람들이 스스로 특별하고 인정받는다고 느끼게 만든다. 러브바밍이 여기에 속한다. 자신에게만 쏟아지는 것 같은 관심과 이해, 용기를 북돋는 말, 취약함에 대한 요구, “바로 당신, 당신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하나님의 왕국으로 향하는 엘리트 원정 팀에 합류하도록 지명되었습니다”라는 말. 이런 언어를 들으면 즉각 사기 경계 태세에 돌입하는 사람도, 혹은 그저 빈말이라는 사실을 간파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갑자기 ‘딸깍’하고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들은 어느 순간 이 집단이 유일한 해답이며 다시는 뒤로 돌아갈 수 없다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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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트적 언어의 첫 번째 핵심 요소는 무엇일까? 바로 ‘우리 vs 저들’ 이분법을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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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트가 처음부터 자체적인 은어를 사용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약어나 내부자 전용 만트라, 심지어는 ‘파이버랩’ 같은 단순한 명칭까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이런 단어를 접한 잠재적 회원은 좀 더 알아보고 싶어진다. 일단 집단에 소속되면 회원들은 은어를 통해 동료의식을 다지고, 그들만의 암호를 공유하지 않는 사람들을 멸시하기 시작한다. 언어는 또한 잠재적 불순분자를 찾아낼 수 있는 기준이 된다. 누군가 새로운 용어를 거부한다면 그가 집단의 이데올로기에 온전히 순응하지 않으므로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는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97-99p)

 

 

일반적으로 지적 능력이 부족하고 심리적으로 불안한 사람이 컬트에 오래 몸담는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학자들은 그게 사실이 아님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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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컬트 집단이 ‘심리적 문제’가 있는 개인을 노린다고 믿는다. 그들이 더 잘 속으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 컬트 포교자들은 사실 선량하고, 서비스 정시니 있으며 예리한 사람들이야말로 이상적인 후보군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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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무니 간부였을 때, 우리는 신중히······강인하고, 배려심 있고, 의욕적인 사람들을 끌어들였다. 새로운 회원을 모집하는 데 상당한 시간과 돈이 들기 때문에, 그는 당장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사람에게 자원을 낭비하는 일은 피했다.(마찬가지로, 다단계 마케팅 상급자들은 신입 회원 중에서도 당장 현금이 필요한 사람이 아니라 장기전을 할 만큼 결단력 있고 낙관적인 사람이 가장 돈이 된다고 말한다.) 에일린 바커의 무니 연구는 지적이고 강직한 사람이야말로 가장 충직한 회원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이들은(우리 부모님 같은 경계심 강한 과학자가 아니라) 활동가, 교육자, 공무원 등의 자녀였다. 다른 사람의 좋은 점을 보도록 길러진 사람들인 것이다. 설령 그게 자신에게 해를 입힐지라도.

이처럼 사람들을 착취적인 집단으로 끊임없이 끌어들이는 건 절박함이나 정신 질환이 아니라 과도한 낙관성이다. 물론 정서적인 혼란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컬트 환경이 매혹적으로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삶의 전환기에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에게 러브바밍은 특히 기분 좋은 일이다. 하지만 어딘가에 이끌린다는 것은 자아나 절망감보다 더 복잡하며, 애초에 건네받은 약속에 걸린 이해관계와 더 관련이 있다.(118-120p)

 

 

일반적인 전문 분야에서 특수 용어는 더 명료하고 구체적으로 정보를 교환하는 데, 즉 명확한 소통을 위해 필요하다. 그러나 컬트 환경에서 특수 용어는 정확히 반대 역할을 한다. 화자가 혼란에 빠지고 지적 능력을 발휘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다. 그럼, 그들은 순응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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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사용해 온 언어를 의심할 정도로 방향을 잃었다는 느낌이 들면, 옳은 길을 보여 주겠다고 약속하는 카리스마 넘치는 리더에게 더욱 헌신하게 될 수 있다.(160p)

 

 

내가 아는 한, 다단계 마케팅 회사와 피라미드 사기의 관계는 스타벅스의 바닐라빈 크림 프라푸치노와 밀크셰이크의 관계와 같다. 전자는 아름답게 채색된 후자일 뿐이라는 말이다.(184p)

 

 

다운라인 세대가 확대되면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인 공동체를 갈퀴로 긁어모아 자기 아래 신입을 등록하려고 애쓰다가 실패하는 이들과 그 어머니들(말 그대로다)로 빠르게 과밀화된다. 희망을 품은 회원의 수는 상위 극소수에서 서로를 밟고 올라서려는 최하 단계까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업라인 회원들과 창립자가 사업 프레젠테이션과 수백만 달러짜리 워크숍을 통해 반복적으로 주입하는 MLM 모델이 정말로 계획대로 돌아간다면, 그렇다, 당신도 1년 이내에 부자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간단한 산수로 그 12개월이 지났을 때 당신의 다운라인에 들어와야 할 회원이 몇 명일지 계산해 본다면? 1조가 넘는다. 세계 인구의 142배이자 그 많은 다이어트 약보다도 많은 수다.

수많은 연구에서 MLM 회원 99퍼센트는 땡전 한 푼 벌지 못하고, 최상위 1퍼센트만이 다른 이들 모두의 희생으로 이익을 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수치는 자명하다. 그러나 완전히 빈털터리가 되고 가진 거라곤 아무도 원치 않는 아이크림으로 가득한 서랍과 텅 빈 통장뿐일지라도, 당신은 적어도 팀의 일부로 남아 있을 수 있다. 당신이 자매라고 부르는 동료 셀러들이나 심지어 엄마, 아빠라고 부르는 상급자들로 이루어진 ‘가족’말이다. 여기에 이르면, 당신은 이들과 감정적으로 서로 깊이 의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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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당신은 결국 손해를 못 본 체하고, 산수 결과는 잊고, 버틴다. 이 모든 과정이 끝나면 커다란 보상을 받게 되리라는 확실한 약속을 받았으니 말이다. 게다가 당신 아래위에 있는 모든 사람이 당신에게 기대어 돈을 벌고 있다. 지금 포기하면 다이아몬드 스쿼드는 크게 실망할 것이다. 당신의 가족과 또 다른 ‘가족’도 마찬가지다. 주님께서도 실망하실 테고, 더는 #걸보스가 되지도 못할 거다. 당신은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된다. 이런 압박 아래서, 상황은 여지없이 컬트적이 된다.(189-190p)

 

 

사실이라기엔 지나치게 좋은 수사를 들으면, 내 본능은 죽기살기로 도망치라고 외친다. 그러나 직접판매가 늘어놓는 휘황찬란한 헛소리를 믿는 사람이 구제할 길 없는 멍청이라고 비난하는 게 마음이 편할지는 몰라도, 사실 이 유해하게 낙관적인 수사법은 미국 사회에 근본적으로 뿌리를 내리고 있다.(196p)

 

 

MLM의 이상적인 신입 회원은 경제적인 안정을 간절히 추구하는 동시에 삶에서 확고한 신념과 낙관적인 태도를 지닌 사람이다. 그게 다른 나라에서 새롭게 출발하려는 희망이든, 미래를 향한 젊은 열정이든, 높은 권능에 대한 믿음이든 말이다. 전형적인 MLM 회원은 빠르게 일확천금을 벌려는 욕심 많은 얼간이가 아니라, 기본적인 생활비를 벌고자 하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재정적인 어려움과 돈독한 공동체, 그리고 이상주의가 합쳐지면 업라인 셀러에게는 잭팟이 터지는 셈이다.(198-199p)

 

 

그러나 스트레스나 경제적 어려움 같은 요소가 추가되었을 때, 회의적인 본능을 무시하고 사기에 깊이 휘말리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피라미드 사기를 경멸하는 내 태도에는 사기의 냄새를 극도로 민감하게 구별하는 지능적인 코의 역할만큼이나, 그들의 약속을 절박하게 믿지 않아도 될 만큼 내가 혜택받았다는 사실이 작용한다는 것을 잘 안다.(221p)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목이다.

 

 

사회학자들은 또한 고등교육과 과학적 방법에 대한 훈련이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사기에 덜 속아 넘어가게 만든다고 말한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지만, 기분이 나쁜 상태일 때도 마찬가지다. 연구자들은 다수의 실험을 통해 사람들이 기분이 좋을 때 더 순진해지고 의심도 덜 하는 반면, 우울할 때는 기만의 낌새를 더 잘 알아차린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들어 본 중 가장 까칠한 초능력이 아닐 수 없다.(22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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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경영진의 자리에 있는 사람은 조심하지 않으면 반향실 안에 있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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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그가 듣고 싶은 이야기만 할 테고, 그럼 그는 점점 미쳐 가기 시작합니다. 그의 광기는 매우 빠르게 제도화되지요.”(227p)

 

 

오글거림을 견디는 역치가 낮아 불신하는 마음을 오래 억누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광적인 구호와 환성은 종교적 극단주의와 피라미드 사기 집회의 이미지를 불러일으킨다. 외부인들은 또한 자신의 친구나 가족이 그런 행위에 순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불편해진다.(251p)

 

 

그러나 우리가 쭉 봐 왔듯, 의미를 미끼로 돈을 청구하는 매혹적인 지도자가 있는 곳에는 항상 일이 잘못될 가능성이 있다. 컬트 피트니스 언어가 온통 다른 세상의 말처럼 들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수업이 회원들의 건강뿐 아니라 인생 전반에도 필수적이라는 인상을 주기 위해서다. 추종자들에게 자극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것만큼이나, 그들을 강사에게 심리적으로 밀착시키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마치 피트니스 수업이라는 구루가 회원들의 행복을 위한 궁극적 해답을 쥐고 있는 것처럼 느끼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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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브랜드는 언어가 이런 목표를 이룩하기 위한 핵심 요소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망설이지 않는다.(253-254p)

 

 

펠로톤이나 소울사이클 같은 회사는 JSS 같은 대스타의 컬트적 신비로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다. 따라서 고위급은 매혹적인 강사를 고용하고 그들이 독특한 바이브를 풍기며 독특한 언어를 쓰도록 훈련하는 데 전력을 기울인다. 회사 내의 또 다른 작은 컬트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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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각 회사는 이런 매력을 발견하기 위한 환상적인 고용 전략을 고안해 냈다. 소울사이클은 피트니스 트레이너가 아니라 연기자ㅡ댄서, 배우, 인플루언서ㅡ를 스카우트한다. 대중을 사로잡는 방법을 알고 그 역동을 한껏 즐기는 영리한 ‘인싸’를 찾는 것이다.(265p)

 

 

얼핏 보면 신비주의 인스타 사기꾼이 그렇게 큰 위협으로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저런 사람들을 진심으로 믿을 정도면 심각하게 뭘 모르는 거 아닌가? 하지만 연구자들은 뉴에이지 수사법에 가장 이끌리는 건 생각보다 최신 유행에 민감한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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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머가 언급한 연구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교육 수준이 가장 낮은 미국인 피실험자들은 귀신 들린 집이나 악마 빙의, UFO 착륙설 등 특정한 초자연적 신앙을 구독할 확률이 가장 높았다. 그러나 질병을 치료하는 마음의 힘 같은 뉴에이지 사상을 믿을 확률이 가장 높은 피실험자 집단은 가장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은 이들이었다. 심리학자 스튜어트 바이스는 뉴에이지 운동으로 인해 “예전에는 미신에 면역되었다고 여겨지던 인구 집단, 즉 높은 지능과 사회경제적 지위, 교육 수준을 갖춘 이들 사이에 [초자연적] 사상이 널리 퍼지게 되었다.”라는 사실에 주목했다. 따라서 그가 말하듯, ‘이상한’것을 믿는 사람이 신앙이 없는 이들보다 덜 똑똑하다는 아주 오래된 믿음은 어쩌면 틀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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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사람들이라고 컬트적인 사상을 믿지 못하는 게 아니다. 셔머는 오히려 똑똑한 사람들이 “똑똑하지 않은 이유로 도달하게 된 신념을 방어하는 데” 뛰어나다고 말한다. 심지어 회의론자와 과학자를 비롯한 대다수 사람이 뭔가를 믿게 되는 이유는 경험적 증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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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유전적 소인, 부모의 선호도, 형제자매의 영향, 또래 압력, 교육 경험, 그리고 인생에 대한 인상 등의 변수가 다양한 사회 문화적 영향과 맞물려 개인의 선호와 감정적 성향을 형성하고, 특정 믿음을 선택하도록 이끈다.”

이 말인즉슨, 똑똑하고 시대의 유행에 예민하다고 해서 온라인 컬트의 영향으로부터 안전한 건 아니라는 뜻이다.(308-309p)

 

 

 

 

ㅡ 어맨다 몬텔, <컬티시> 中, ar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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