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10

 

 

“사람이 원한 것이 곧 그의 운명이고, 운명은 곧 그 사람이 원한 것이랍니다. 당신은 곰스크로 가는 걸 포기했고 여기 이 작은 마을에 눌러앉아 부인과 아이와 정원이 딸린 조그만 집을 얻었어요. 그것이 당신이 원한 것이지요. 당신이 그것을 원하지 않았다면, 기차가 이곳에서 정차했던 바로 그때 당신은 내리지도 않았을 것이고 기차를 놓치지도 않았을 거예요. 그 모든 순간마다 당신은 당신의 운명을 선택한 것이지요.”

“그건 나쁜 사람이 아닙니다.” 그가 말했다.

“의미없는 삶이 아니에요. 당신은 아직 그걸 몰라요. 당신은 이것이 당신의 운명이라는 생각에 맞서 들고 일어나죠. 나도 오랫동안 그렇게 반항했어요. 하지만 이제 알지요. 내가 원한 삶을 살았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을 깨달은 이후에는 만족하게 되었어요.”

(...)

나는 곰스크로 갈 때를 대비해 항상 돈을 저축했다. 일이년 후에 아이가 좀더 자라면 출발하려고 했다. 적당한 일자리를 구하는 동안 배를 곯지 않을 정도의 돈도 충분히 모았다. 물론 선생님이 돌아가시고 나서는 아무에게도 그 사실을 말하지 않았다.

우리의 둘째가, 이번에는 여자아이가 태어나자 내 계획은 좀더 뒤로 밀려났다.

(...)

오늘까지도 여전히 그것은 나를 사로잡는다.(59-62)

 

 

 

ㅡ 프리츠 오르트만, <곰스크로 가는 기차> 中, 북인더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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