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4/20

 

트위터, 투비에서 쓴 일기 및 포스타입에 쓴 일기에서 이미 언급했던 내용들이 다수 등장했지만 서술이 달라서인지 비슷하면서도 다른 느낌이 들었다. 

 

 

어느 날의 일기에서 러스브리저는 소설가 아널드 베넷의 말을 인용한다. 베넷은 우리에게 잘 먹고 잘 살아야 할 책임이 있다고, 그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어려운 과업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주어진 책무를 완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우리에게는 음악, 그림, 달리기, 기차 모형 세트, 혹은 그 밖의 다른 무엇이 필요하다. 물론 우리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살아 있기에도 바쁜데 다른 걸 할 시간이 어딨어? 베넷의 대답은 단호하다.

"우리에게 시간이 추가로 주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과거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지만 우리에게는 필요한 시간이 모두 주어져 있다."(50-51p)

 

 

늘 너무 피곤하다. 정말 일찍 자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된다. 마흔 살이 넘어서까지 이런 고민을 하다니 나는 정말 야행성인 것 같다. 문제는 세상은 야행성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나도 야행성이라고 하기에는 몸이 너무 축난다는 것···.

잠을 자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정확히 말하면 적당한 시간에 자러 들어가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초조함과 불안과 아쉬움, 뭐 그런 것들 때문이다. 오늘이 만족스럽고 내일이 기대되고, 이렇질 않으니 선뜻 자러 갈 수가 없는 거다. 가끔은 다른 사람들은 대체 어떤 생각으로 자러 가고, 눈을 뜨고, 하루하루를 살아가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스톡홀름에서 학생들에게 문학을 가르치던 악셀 린덴은 어느 날 도시 생활을 접고 시골 목장으로 내려가 양을 치기 시작했다. 목장 생활을 시작하고 두 번째로 맞은 봄, 5월 6일의 일기를 린덴은 이렇게 썼다.

 

다들 느끼고 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지속 불가능하다. 이 세상에 지속 가능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 세상이 지속 가능했던 적도 없다. 그런데 다들 별일 아닌 척한다. 좋은 생각이 있는 척, 바꿀 수 있는 척한다. 왜들 그러는지 잘 모르겠다.

 

내 말이.(211-212p)

 

 

 

 

ㅡ 금정연, <매일 쓸 것, 뭐라도 쓸 것> 中, 북트리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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