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6/6

 

어떤 직업 분야든 오랜 세월에 걸쳐 일가를 이룬 사람은 흥미를 부른다. 직업윤리를 지키며 끊임없는 노력으로 지금의 위치에 선, 한 배우의 조언.

 

 

만약 당신이 어떤 이유에서든지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면 바보처럼 보이고, 스스로 바보처럼 느낄 것이며, 모든 사람들의 신뢰를 잃을 것입니다(당신이 고함지르는 상대가 제작자일지라도 말이지요). 그 뒤로 저는 절대 일하며 화를 내지 않습니다. 그리고 어떠한 상황에서든지 당신보다 어린 사람에게는 절대로 화내지 마십시오. 그건 엄청나게 부당한 행위니까요.(85p)

 

 

마이클 케인, <명배우의 연기 수업> , 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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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6/2

 

다 읽지는 못하고 반납했는데 윤리학의 기초적인 교과서 같이 느껴졌다. 공부하는 느낌으로 찬찬히 다 읽어봐도 좋을 것 같은데 그러려면 사야 될 듯. 




 

관용은 물론 하나의 덕목이다. 그러나 이것이 윤리 상대주의를 찬성하는 좋은 논증이 되는가? 아니다. 만일 도덕이 개개의 문화에 따라 단지 상대적이라면, 또 만일 해당 문화가 관용의 원리를 전혀 갖고 있지 않다면, 그 문화의 성원들은 관용적이어야 할 의무가 없다. 이와 마찬가지로 허스코비츠와 셰퍼-휴즈도 관용의 원리를 한 가지 예외로 다루고 있는 것 같다. 그들은 관용의 원리를 절대적인 도덕 원리로 다루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상대주의적 관점에서 본다면, 우리가 관용적이지 않기보다 관용적이어야 할 이유가 없으며, 또한 그 어떠한 입장도 다른 입장보다 객관적으로 보아 도덕적으로 더 낫지 않다. 만일 서구인들이 자신들의 문화적 가치에 기초해서 여성 할례를 비난한다면, 자신들의 문화적 가치를 이유로 여성 할례를 자행하는 사람들이 비난받지 않는 것처럼 서구인들도 비난받을 이유가 없다. 우리는 모든 도덕이 상대적이라고 주장하면서 동시에 관용의 원리를 절대적인 원리로 다루는 것을 일관되게 주장할 수는 없다.(56p)

 

 

어느 문화가 옳고 또 어느 문화가 그른지 누가 말할 수 있는가?” 그러나 이것은 애매해 보인다. 우리는 어느 한 체계를 다른 체계보다 옹호하기 위해서 추론하고 또 사고 실험을 실행할 수 있다. 우리는 우리의 도덕적 믿음이 다른 문화의 도덕적 믿음보다 또는 우리 자신의 문화 내부의 다른 사람들의 도덕적 믿음보다 진리에 더 가깝다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의 도덕적 믿음이 진리에 더 가깝다고 믿는 것을 정당화할 수는 있다. 우리가 사실적인 또는 과학적인 문제에 관하여 진리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면, 우리가 도덕적 문제에 관해서 진리에 더 가까이 다가가지 못할 이유는 무엇인가? 어느 한 문화가 도덕적 인식을 함에 있어서 단지 혼동을 하거나 아니면 잘못을 범할 수도 있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자식들이 불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즐기는 이크 부족과 같은 문화가 자식들을 소중히 여기고 그들에게 보호와 동등한 권리를 보장해 주는 문화보다 덜 도덕적이라고 왜 말할 수 없는가? 그러한 입장을 취하는 것은 자민족 중심주의가 아니다. 우리는 단지 우리 자신의 습속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성의 비판을 통하여 원리들을 추론하고자 하기 때문이다.(67p)

 

 

 

루이스 포이만, 제임스 피저, <윤리학> , 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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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6/2




요즘 너무 소설을 안 읽은 것 같아서 찜해 뒀던 책 중 하나를 골라 읽음. 




한 번도 과자 회사같은 곳에 진지하게 관심을 둬 본 적이 없었다. 과자라는 건 그냥, 슈퍼마켓에 가면 있는 것이었다. 어린아이들, 혹은 어른이 돼서도 어린이 입맛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이었다. 누군가 그것을 진지하게 만들고, 진지하게 포장해서, 진지하게 파는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개인의 취향에 따라 입사 지원서를 낼 수 있는 세상은 M이 태어나지도 않았던 몇 십 년 전에 이미 끝나버렸다. 지금은 아무리 과자를 싫어하는 사람도, 과자 회사가 사원 모집 공고를 낸 이상 거기에 지원하는 것이 의무가 된 세상이다.(24p)

 

 

지금도 기억나요. 진눈깨비가 내리던 날. 새로 산 이 시계를 손목에 차고 비인지 눈인지 모르는 것을 맞으며 집으로 돌아오는데, 뭐랄까, 부모님이나 형제들에게서 한 발짝 멀어진다는 느낌? 그런 게 몰려오더라고요. 가족들과는 사이도 좋고 집도 여전히 안락한 곳이지만, 그런 것과 상관없이 제가 가야 하는 세계는 다른 곳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쩌면 거긴 이렇게 앞도 잘 안 보이고 가족이 이해 못 하는 외로운 곳일지도 모르지만, 나는 반드시 그곳을 향해 걸어가겠다. 열일곱 살이 진지하니까 엄청 우습죠? 그곳이 어딘지, 어떤 곳인지는 지금도 계속 찾는 중이에요. 이 시계와 함께.(62p)

 

 

그래도 엄마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니 다행이야. 걱정 많이 했는데 수술하지 않고도 깨끗이 나을 수 있다니 기적 같아. 이제 열흘 후면 연수도 끝나니까 그때까지 더 건강해져야 해. 그럼, 나는 아무 문제없이 잘하고 있지. 엄마, 아빠, 누나들이 있는 한 나는 무적함대야.”

샤워기 물줄기가 얼굴을 때린다.

만약에 저렇게 서로서로 열심히 쌓아 놓은 이야기 중 진실이 아니라고 판명 나는 게 있다면비유하건대 방금 짓다 온 빈터의 그 집들처럼꼬마는 어떻게 될까. 저 귀여운 세계가 흔들린다면.(84p)

 

 

제 말은 단순한 구경꾼이었다는 뜻이에요. , 구경꾼도 나쁜 것만은 아니에요. 자기가 구경꾼이라는 걸 모른 채로 평생 살 수 있다면. 하지만 자기가 구경꾼이었음을 자각하는 순간엔 밖으로 뛰어나와야죠.(103p)

 

 

인간은 본래 자기가 직접 보지 않은 것에 대해 좋은 것은 덜 좋게, 나쁜 것은 더 나쁘게 상상하는 습성이 있다. 그래야 안전해질 수 있다.(136p)

 

 

형사님, 이 세상에서 가장 수치스러운 게 뭔 줄 아세요? ······남들보다 못한 인간으로 도태되는 것? (고개를 젓는다.) 사람들한테 머저리라고 손가락질당하는 것? (고개를 젓는다.) 이마에 최저 인간이라는 낙인이 찍히는 것? (고개를 젓는다.) 가장 수치스러운 건 말이죠······. (어느새 뺨에 눈물이 흐르고 있다.) 죄를 눈감아 주는 거예요. ······ 아무 벌도 내리지 않는 거예요. ······하느님이라도 된다는 듯 나를 지그시 바라보는 거······. 나를 이해한다는 거······. 그것만큼 견디기 어려운 게 없어요······.(228p)

 

 

 

박지리, <3차 면접에서 돌발 행동을 보인 MAN에 관하여> , 사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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