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4/6

 

 

잘 읽히는 건 맞음. 지난 작품집인 ‘빛을 걷으면 빛’과 이번 작품을 거의 같은 시기에 읽으며 느낀 점은 이 작가가 꾸준히 천착하는 주제는 매 소설마다 소재는 달라지더라도 정체성, 세대, 연령, 계급 등이 서로 상이한 인물들이 여러 계기로 만남을 갖고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 듯하나 결국 서로를 완벽히 이해하긴 힘들다는 것, 그리고 작품에서 비판, 풍자의 대상이 되는 인물을 독자도 조롱하거나 욕을 하며 볼 텐데 그 인물들과 책을 읽는 너희들이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고 볼 수 있냐고 마지막 장면에서 카메라를 독자 쪽으로 돌려버리는 연출을 즐겨 쓴다는 것이다. 기억하고 싶거나 인상적인 문장은 없었다. 존나 내가 뭘 몰라서 그런 건가.

 

 

 

ㅡ 성해나, <혼모노> 中,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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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4/4

 

 

작가가 쓰고자 노력하는 소설은 아마도 자전적 소설로 실린 ‘김일성이 죽던 해’에서 화자가 설명하는 좋은 소설에 가닿으려는 노력이지 않을까.

 

주인공에 대해 이해하려 하지만, 결국은 실패하는 소설

 

 

 

ㅡ 성해나, <빛을 걷으면 빛> 中,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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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4/2

 

 

나는 돈이 필요한 게 아니다. 죄책감 같은 것도 모른다. 내가 지나온 평생과 앞으로의 시간에 각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지도 않는다. 무엇을 하면 평판이 깎이는지, 무엇을 하면 감옥에 가는지, 무엇을 하면 돈을 잃는지, 무엇을 하면 시간을 낭비하게 되는지, 이 모든 감점을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뿐이다. 그런 종류의 앎은 도덕이나 예의나 타산처럼 쓰일 수도 있지만 실은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결국 내게 중요한 것은 이 순간의 마음뿐이다.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나는 너무 유아적이고 이기적이라서, 추해지지 않거나 영예로울 까닭조차 알지 못해서, 찰나의 기쁨보다 더 중요하고 복잡한 것을 느낄 능력이 없다. 나는 오래전에 지나간 선택지를 다시금 마주치고, 또 다른 기쁨을 꿈꾸기로 마음먹는다.

 

 

 

ㅡ 단요, <개와 소금의 왕국> 中, 우주라이크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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