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7/31

세상은 이해하기 어려운, 내가 수용하고 보듬을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난 일로 가득 차 있다는 것. 논리로도 감정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모순투성이라는 것.(234p)

ㅡ 서하진, <비밀> 中, 문학과 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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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7/24

어디선가 이탈리아에 움베르토 에코가, 미국에는 빌 브라이슨이, 일본에는 츠지야 켄지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흥미가 일어 읽었다. 읽고 난 생각은 저 얘기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시답지 않은 에세이를 재미있게 읽은 거로 됐다.

 


환자는 병원에 가는 것만으로도 불안해서 가슴이 벅차게 된다. 마치 아내가 “말할 게 있다.”며 곁으로 다가오는 것 같은 심정이다.
의사 앞에 다가갈 때에는 아내가 “거기에 앉아.”라고 할 때처럼 불안과 긴장감이 고조된다.(9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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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해할 수 없는 명령문도 있다. 위독한 상태에 있는데 ‘죽지마!’, 행방불명이 되었는데 ‘살아 있어 줘!’라고 부탁 받는다거나 출산을 앞두고 있는데 ‘이번에는 딸을 낳아 줘!’하고 명령받았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를 것이다. 말도 모르는 갓난아이에게까지 ‘자라. 착한 아기야!’하고 명령하고 있다.(108p)

실패를 피할 수 없는 이상 실패를 직시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린이 교육부터 고쳐야 할 필요가 있다. 어린이는 매일 부모나 선생님으로부터 ‘이거 해라.’, ‘이런 인간이 되어라.’는 말을 듣고 있다.(나는 지금까지도 듣고 있다.) 그 내용도 ‘게임을 하지 마라.’, ‘손수건을 잊어버리지 마라.’, ‘거짓말을 하지 마라.’ 등 어른이라도 이룰 수 없는 목표뿐인 것이다.
목표를 나타내는 것은 좋지만 목표를 이루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 인생은 실패의 연속이고 인간은 결점투성이라는 것도 가르쳐야만 하는 게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린이는 어려운 문제에 자신감을 잃고 거짓말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대개의 부모나 교사는 완벽한 인간을 연출하고자 한다. 10년 동안 스포츠센터에 다니면서 체중을 200g도 줄이지 못하는 여자가 ‘결정한 것은 꼭 끝까지 해내세요.’하고 어린이에게 명령하고 있는 것이다. 이걸로 봐서는 어린이가 신뢰를 버리지 않고 있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이다.(다음의 남동생과 그 아들의 대화를 참조. “링컨은 네 나이 때에 10마일정도나 되는 길을 걸어서 학교에 다니고, 장작을 패고, 촛불로 공부를 했었단다.”, “케네디는 아빠 나이 때에 벌써 대통령이었어.”)
오히려 나는 부모나 교사가 자기의 결점이나 실패를 여러 사람에게 보이고 주변 사람에게 웃음거리가 되는 것을 보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른이라도 실패할 수 있고, 결점이 고쳐지기 쉽지 않다는 현실을 가르치는 것이다.(165p)

어쨌든 낫또를 좋아한다. 특히 겨자소스랑 날계란을 넣어서 뒤섞고, 그것을 따뜻한 밥에 섞지 않고 밥만 먹는 것을 좋아한다. 또 낫또에 된장과 새순을 무쳐, 딸기 얹힌 쇼트케이크에 두껍게 바른 것을 다른 사람이 먹는 것을 더 좋아한다. 게다가 그 낫또가 든 쇼트케이크를 먹고 있는 사람한테 멀리 떨어져서 비프스테이크를 먹는 것을 더욱 좋아한다.(198p)

 


ㅡ 츠지야 켄지, <홍차를 주문하는 방법> 中, 토담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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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7/22

읽음

ㅡ 기타노 다케시, <다케시의 낙서 입문>, 세미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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